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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

인간연습

JANGGO 2017. 5. 21. 22:41

 

 

태백산맥으로 유명한 조정래의 소설이다.
조정래 소설치고는 기가 막히게 짧다. 한시간 남짓이면 족히 읽을 수 있다.

주인공 유혁은 북에서 내려온 간첩이다.
친구의 고소로 인해 붙잡히고, 혹독한 고문을 이기지 못한 전향하고 무기징역을 살다 풀려나 경찰의 감시하에서 살아가게 된다.

80년대 후반, 그는 소련이 붕괴했다는 사실과, 조국의 인민들이 먹을 것이 없어 아사지경이라는 충격적 사실을 접하고 심각한 이데올로기적 공황에 빠진다. 초기의 순수했던 당의 열정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가톨릭도, 그토록 헌신적이었던 당도 결국 인간의 이기심을 이겨내지 못했다는 사실에 괴로워한다. 동지인 박동건은 끝내 죽었다. 윤혁또한 죽음 직전까지 가지만, 그가 끔찍이 아끼는 친손자와 다름없는 두 명의 어린아이의 사랑을 느끼며 난생 처음으로 인생에서 '행복함'을 맛본다.
(조정래가 쓴 작품 중 유일하게 해피 엔딩이라고 한다)


내가 느끼는 작가 조정래의 메세지는 항상 똑같다. 사상이니 이데올로기니 하는 것은 결국 인간이 만들어낸 수많은 도구 중 하나일 뿐이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조정래의 작품은 글 속에 항상 삶에 대한 작가의 짙은 사색의 냄새가 듬뿍 배어 있어 좋다.



인간연습
지은이 / 조정래
출판사 / 실천문학사
출판일 / 06. 6.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