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3대 국립공원(National Park)를 꼽자면 흔히들 그랜드 캐년, 요세미티, 그리고 여기서 소개하게 될 옐로우스톤을 꼽는다.
그리고 그 셋 중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곳을 꼽으라면 개인적으로는 단연 대자연의 신비를 그대로 간직한 옐로우스톤을 꼽을 것이다.
옐로우스톤은 볼 것이 정말 많다. 화산도 있고, 거대한 협곡과 폭포도 있고, 가이저도 있고, 야생곰도 있고, 엘크(거대사슴)도 있고, 바이슨(버팔로)도 있다. 한 공원 내에서 옐로우스톤만큼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곳도 세상에서 몇 안 될 것이다. 그래서 옐로우스톤의 진귀한 것들을 모두 경험해보고 가려면 적어도 4박5일 이상의 일정은 확보해 놓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옐로우 스톤은 국내에서 그랜드캐년, 요세미티 만큼의 인지도는 없다. 이 역시 아마도 마운트 러시모어처럼 몬태나/와이오밍 이라는 '애매한 위치'가 문제일 것이다. 더군다나 주변에는 옐로우스톤 외에 볼만한 다른 관광지도 마땅히 없다. 순수히 옐로우스톤만을 위해 이곳을 찾아야 한다는 게 아마도 샌프란시스코, 라스베가스 등을 끼고 있는 요세미티, 그랜드캐년과 비교했을 때의 약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 볼 만한 가치가 있다. 특히 요세미티, 그랜드캐년을 모두 가보고 싶은 분이 있다면 차라리 옐로우스톤을 찾으라고 권하고 싶다.
<옐로우스톤의 위치. 몬태나/와이오밍/아이다호 경계선에 위치해 있다.>
"대자연의 신비를 보다"
옐로우 스톤의 규모는 정말 어마어마하다. 거대한 화산활동으로 생긴 협곡, 폭포, 절벽은 너무 거대해서 한 눈에 담기 힘들다. 암석은 열로 인해 노란색을 띠며, 폭포가 떨어지는 곳의 지반은 깊숙이 패여(riverbed라 한다) 폭포수를 리바운딩하게 한다. 그리고 리바운딩 하는 폭포수 사이로는 오색빛 무지개가 보인다.
<Lower fall 에 가보면 리바운딩하는 폭포수 사이로 무지개를 볼 수 있다>
가이저(geyser)는 일종의 간헐온천이다. 화산활동이 멈추지 않아 어떤것은 주기적으로, 어떤것은 불규칙적으로 온천수를 하늘높이 분출한다. 옐로우 스톤에는 아주 많은 가이저를 볼 수 있는데,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은 공원 남서쪽에 위치한 old faithful의 가이저다. 보통 한시간~한시간 반 간격으로 폭발음과 함께 온천수를 뿜어내는데, 그 높이가 30m를 넘어간다.
<Old Faithful의 가이저. 30m 높이의 온천수가 폭음과 함께 분출한다>
또 하나의 놀라움은 박테리아다. 화산활동으로 인한 가혹한 열과 압력은 지구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익스트림한 환경과 생명을 만들어 내었다. 옐로우스톤에는 수만종의 희귀한 박테리아가 존재한다. 각각의 박테리아는 저마다의 독특한 문양과 색깔로 층을 이루어 가이저 주위를 두르고 있는데 그 모습은 매우 신비하다. (옐로우스톤의 박테리아는 매우 희귀하여 '생명의 존재 가능 범위'를 탐구하는데 가장 진귀한 연구자료로 쓰인다고 한다)
<다양한 종류의 박테리아가 층을 이뤄 신비로운 색을 만든다>
옐로우스톤에는 진귀한 야생동물들이 많다. 야생곰도 있고, 바이슨(버팔로)도 있고, 늑대도 있고, 거대사슴 엘크도 있다.
특히 바이슨은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짐승이지만, 옐로우스톤에서는 가장 흔한 동물 중 하나이다. 바이슨은 떼를 지어 도로를 건너다니며 차들의 통행을 막기도 하고 야영장에 불쑥 나타나기도 한다. (바이슨은 순한 동물이나 때로는 사람을 들이받다 가끔 인명사고가 나기도 한다.) 필자도 어둑어둑해지는 저녁무렵 야영장에서 식사를 하는데 갑자기 바이슨이 불쑥 나타나 소스라치게 놀란적이 있다.
<바이슨은 아주 흔해서 심지어 캠핑장 근처에서도 볼 수 있다>
엘크는 옐로우스톤에서도 가장 성스러운 동물로 통한다. 특히 엘크 숫놈은 그 크기가 곰처럼 크고, 머리의 뿔이 고귀하게 아름다워 그 모습이 마치 왕의 위용을 보는 듯 하다. 그래서 엘크 숫놈이 나타나면 사람들이 득달같이 모여 사진 찍어대기 바쁘다고 한다. 필자도 숫놈 엘크를 찾아 열심히 헤매고 다녔으나, 인연이 아니었는지 끝끝내 만나보지는 못했다. 옐로우스톤 여행 중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옐로우스톤의 엘크 숫놈. 좀처럼 만나기 어렵다>
옐로우스톤을 처음으로 갔던게 2011년이니 벌써 6년이나 지났지만, 그 때 봤던 한장면 한장면들은 여전히 머릿속에 생생히 남아있다. 언제나 마음 속 다시 가고 싶은 여행지 1위로 자리잡고 있는데 언제쯤 그 기회를 잡을 수 있을런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